NASA, "우리태양계 물있는 천체 9곳"
"목성의 달 가니메데 · 칼리스토 · 유로파, 토성의 달 타이탄 · 미마스· 엔셀라두스,해왕성의 달 트리톤, 왜소행성 세레스와 명왕성."
美항공우주국(NASA· 나사)이 11일 우리태양계 곳곳에 물과 바다가 있고 아마도 생명체까지 가지고 있을지 모를 천체 9곳을 인포그래픽과 함께 공개했다. 나사과학자들은 "우리태양계가 물로 꽉차 있다"면서 이처럼 구체적인 천체명을 거론했다.
얼핏보기에 우리태양계 안에서는 지구에만 바다가 있고 나머지 천체에는 물없이 건조한 지표면만 가진 황량한 곳처럼 보인다. 하지만 목성과 토성의 달들은 지표면 아래 거대한 바다를 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왜소행성인 세레스와 명왕성또한 유사한 저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천체의 물있는 거대 바다는 생명체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
↑ 토성과 주변을 도는 주요 위성 디오네,테티스,미마스,엔셀라두스,레아,타이탄을 묘사한 몽타쥬. 야페투스는 보이지 않는다. 이 유명한 사진은 1980년 11월 보이저1호가 토성을 지나며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사진=나사
↑ 카시니가 촬영한 거대한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맨 아래 왼쪽)와 유로파(목성의 대적점 아래 보이는 작은 흰색 천체). 과학자들은 이들 위성이 지표면 아래에 거대한 바다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나사
나사는 발표문을 통해 "나사는 우리태양계에서 진행된 새로운 탐사 결과 놀라운 장소에서 물을 발견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물은 우리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과 지구 너머의 생명을 찾는데 있어 한조각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이는 놀랍게도 일견 상관없어 보이는 세상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물속의 화학적 성분인 수소와 산소는 우주에 가장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는 원소다. 물의 징후는 별들 사이의 거대 분자구름 사이, 또는 유년기 행성시스템을 구성하는 원반형 물질에서도 발견된다.
나사가 발표한 인포그래픽과 물이 있는 천체의 모습을 나사의 자료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목성의 달 가니메데
과학자들은 우리태양계에 있는 거대 가스행성 목성과 토성,천왕성,해왕성의 대기에 많은 물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관심을 끄는 천체는 이들 행성주위를 도는 단단한 달과 왜행성들이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은 최근 나사의 허블우주망원경을 사용해 목성의 달 가니메데의 지표면 아래 있는 두개의 얼음층 사이에 얼음 샌드위치처럼 소금물 층이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 보이저 1호가 촬영한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의 표면에는 운석충격에 의해 생긴 수많은 크레이터가 보인다. 검은 얼음으로 된 이 지표면 아래 바다가 있을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사진=나사.
↑ 목성의 달 유로파와 가니메데는 태양으로부터 5.2 AU 떨어져 있다. 1AU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로 1억5천만 km다. 사진=나사
목성 주변을 도는 가니메데의 물은 조수의 움직임에 의해 열을 발생시킨다. 이 달의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가니메데는 목성의 인력에 의해 이끌리거나 밀리면서 지표면 아래에 있는 얼음을 녹이고 있다.
■목성의 달 유로파와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
목성의 달 유로파와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는 지표면 아래에 광물질이 풍부한 바위와 접한 액체로 된 바다를 품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바다는 우리가 아는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3개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 듯 하다. 이는 생명체에 의해 사용될 수 있는 에너지원과 생물학적 대사과정에 필수적인 화학적 요소다.
나사 탐사선 카시니는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의 얼음을 뚫고 분출 중인 간헐 온천의 모습을 사진촬영해 보내오기도 했다.
↑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분출되고 있는 간헐천 사진. 카시니가 촬영했다. 사진=나사.
↑ 목성의 달 칼리스토는 태양으로부터 5.2AU,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는 태양으로부터 9.5AU 떨어져 있다. 사진=나사
게다가 최근 연구결과는 이 바다 밑바닥에 유기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환경인 열수(熱水)분출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까지 보여주고 있다.
나사에 따르면 물의 징후는 수성의 크레이터에서도 발견됐다.
■화성의 경우는?
나사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화성은 한때 습윤한 지역이었다. 지금도 간간히 지표면에서 소소한 강물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코펜하겐대는 이 행성의 남북극 대 지하에 있는 거대 얼음이 물(H2O)로 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 최근 나사는 화성이 한때 물로 가득차 있던 행성이라고 발표했다. 나사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 물의 양은 지구 남극 물의 양보다도 많았지만 오늘 날에는 바싹 말라 있다. 하지만 지구상의 인류가 마시는 또 한 컵의 물은 이 우주에서 왔을 수도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사진=나사
↑ 토성의 달 타이탄과 미마스는 태양으로부터 9.5AU 떨어져 있다. 사진=나사
지구와 목성 사이에 있는 왜소행성 세레스또한 지표면에 물로 된 얼음을 가지고 있으며, 지표면 아래에는 물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나사의 우주탐사선 돈(Dawn)호는 지난 달 6일 세레스궤도에 진입했으며, 조만간 이 행성에 물이 있는지를 밝혀내게 된다.
■목성의 달 칼리스토, 토성의 달 타이탄과 미마스, 해왕성의 달 트리톤
목성의 달인 칼리스토, 토성의 달인 타이탄과 미마스, 그리고 해왕성의 달인 트리톤도 지표면 아래에 큰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의 맨끝에 자리한 명왕성또한 축축한 환경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이들 천체가 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증명된다면 이는 태양계밖의 다른 별이나 행성,위성역시 그 지표면이든 그 아래에든 바다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 나사 과학자들은 해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트리톤에도 물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1989년 보이저2호가 촬영했다. 사진=나사
↑ 왜소행성 세레스는 태양으로부터 4AU 떨어져 있다. 사진=나사
오는 2017년 발사될 외행성통과탐사위성(TESS)같은 우주망원경 위성은 주변에 있는 지구크기의 밝은 별에 물이 있는지를 밝혀주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9년 발사될 나사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도 특정한 세계의 대기 모습을 더 정확하게 조사해 보여주게 된다.
■당신이 마시는 물 한 컵은 어느 행성에서 왔을까?
나사는 "우리는 가벼운 비에서 거세게 흐르는 강물에 이르는 지구의 물 형성 스토리가 보다 큰 우리태양계 및 그 너머의 이야기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며 "하지만 우리태양계 안의 그 어떤 세계에서 오는 물이든 모두가 똑같이 공유되는 근원으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나사는 "따라서 당신이 마시는 다음 번 물한컵은 쉽게 말해 혜성의 일부였을 수도 있고 또는 어느 행성의 달에 있는 바다의 물일 수도 있고, 오래 전 사라진 화성 지표면을 흐르던 바다의 물로부터 온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이 목성의 달 유로파 표면을 가로지르는 선들은 지표면 아래에 있는 물의 움직임으로 인해 얼음표면이 갈라지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사진=나사
그는 이어 "밤하늘은 지구와 비슷한 과정에 의해 형성돼 파도가 바다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모습을 가진 외행성으로 꽉 차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향후 10~20년 내 외계생명체 만난다"
나사는 최근 수년간 우주에서 인류의 기원은 물론 '생명체가 있는 또다른 놀라운 세계의 존재 가능성을 찾게 만드는' 물을 계속적으로 발견해 냈다.
물이 있는 9개 천체에 대한 나사의 발표는 지난 10일 엘런 스토판 나사 수석 과학자가 워싱턴에서 "향후 10~20년 사이에 외계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데 이어 나왔다.
스토판 박사는 "우리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인류가 우리태양계와 그 너머에서 유일한 생명체인지 여부에 대한 답을 찾아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그런 생명체를 알지 못한다. 우리 인류가 유일한 생명체인지 아닌지를 물있는 축축한 환경에서 찾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오는 2017년 발사될 테스망원경위성. 사진=위키피디아
우리은하계(은하수)에는 최소한 약 2천억 개에 달하는 지구처럼 생긴 행성이 있다. 스토판박사는 "인류가 이들 가운데에서 지구같은 행성 하나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향후 10년 내 지구너머에 생명체가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를 확보하게 될 것이며 10~20년 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지, 어떻게 관찰해야 할지를 알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이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사 태양물리학연구담당 이사인 제프리 뉴마크 박사는 "이는 결코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스토판 박사는 "우리는 작은 녹색인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미생물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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