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미 기자입력 2023. 12. 7. 14:03수정 2023. 12. 7. 14:13
관악구 적십자 봉사관장에 직접 전달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달라 우리 손주들도 학생 때 도움 받았다”
“가여운 아이들,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그러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10월 중순 서울 관악구 대한적십자사 남부봉사관에 한 익명의 기부자가 건넨 봉투 겉면에는 이런 메모가 쓰여 있었다.
7일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에 따르면 이 기부자는 94세 할머니로 당시 남부봉사관을 홀로 직접 방문해 책임자인 봉사관장을 만나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봉투에는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그러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손자·손녀 4남매 중·고등학교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약소하지만 저는 94세”라는 편지글도 쓰여 있었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남부봉사관 직원은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사무실을 찾아오셔서 처음에는 적십자의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해결해드려야 할 민원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소중한 기부금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임자인 봉사관장을 찾아 직접 전달하신 것 같다”며 “온정을 전해주신 기부자님께 감사드리며 꼭 필요한 곳에 올곧게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이 기부금을 아동복지시설 퇴소 후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에 생계, 주거비를 전달하는 사업에 보태 지원할 예정이다.
적십자사는 ‘변하지 않는 희망’을 슬로건으로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을 내년 1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전개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6596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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